서울 아파트값이 85주 연속 상승했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이번 상승은 예전과 다릅니다. 강남·서초·송파는 하락했고, 서대문·동대문·성북·노원·중랑·도봉처럼 중저가 대단지와 역세권이 많은 지역이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이른바 ‘키 맞추기’, 즉 비강남권 가격이 뒤늦게 따라 오르는 흐름입니다.
한국부동산원 9월 셋째 주(21일 기준) 주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올랐습니다. 강남구는 -0.42%, 서초구 -0.37%, 송파구 -0.14%로 하락폭이 커진 반면, 서대문구 0.44%, 동대문구 0.39%, 성북구 0.39%, 노원구 0.37%, 중랑구 0.36% 순으로 올랐습니다. 서울 전셋값도 0.19% 상승했고 노원구 전세는 0.47%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기준: 한국부동산원 2026년 9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9월 24일 발표). 주간 지수는 표본 기반 통계이며 개별 단지 시세와 다를 수 있습니다. 매수 판단 전 최신 주간 통계와 실거래가를 직접 확인하세요.
강남은 빠지는데 왜 내 동네는 오를까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 세금 부담의 차이: 8월 세제개편안 이후 고가 주택 보유·양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강남권 급매를 늘렸습니다. 반대로 15억원 이하 주택은 대출과 세금 면에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워 수요가 몰립니다.
- 대출 규제의 역설: 대출 한도가 줄면 살 수 있는 가격대가 낮아집니다.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 전세난과 월세화: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자 “차라리 사자”는 실수요가 외곽 매매시장으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노원·성북·강북의 전세 상승률이 서울 평균보다 높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동북권(노원·도봉·강북·성북·동대문·중랑 등)의 올해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어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는 집계도 있습니다. 즉, 지금 비강남 매수를 검토한다면 “이미 많이 오른 뒤”라는 점을 전제로 판단해야 합니다.
흐름은 여름부터 이어졌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6~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3.5% 오르는 동안 동대문구 5.8%, 금천구 5.4%, 도봉·강서·강동구 4.7%, 노원구 4.3%가 올라 외곽과 서남권이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같은 기간 전셋값도 성북 6.0%, 중랑 5.5%, 노원·구로 5.0% 등 서민·청년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더 올랐습니다.
키 맞추기 국면에서 조심할 신호 3가지
1. 서울 전체 상승폭이 4주 연속 줄고 있습니다
서울 주간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에서 0.22%, 0.20%, 0.16%, 0.13%로 내려왔습니다. 외곽이 오르는 동안 전체 온도는 식고 있다는 뜻입니다. 후행 지역의 상승은 선행 지역 조정이 길어지면 뒤따라 꺾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오르는 지역은 임차 수요가 밀어 올린 가격입니다
전세난이 완화되거나 입주 물량이 늘면 매매 전환 수요도 줄 수 있습니다. 내 동네의 상승이 ‘살고 싶어서’인지 ‘전세를 못 구해서’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3. 경기 반도체 벨트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습니다
수원 영통구가 한 주에 1.09% 오르는 등 경기 남부 상승률이 2주 연속 서울을 앞섰습니다. 서울 외곽과 경기 핵심지가 같은 예산에서 경쟁하는 구간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비강남 매수 전 확인할 4가지
1. 구별 입주 물량과 시기
서초·강남 전세가 이번 주 하락한 이유는 신축 입주였습니다. 같은 일이 내가 보는 구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향후 1~2년 입주 예정 단지와 가구 수를 확인하고, 내 매수 시점과 겹치는지 보세요. 입주장은 전세와 매매 모두 일시적으로 눌리는 구간입니다.
2. 전세가율과 갭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을수록 실수요가 가격을 받치고 있다는 신호이고, 낮을수록 기대감이 앞선 가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같은 단지의 전세 실거래와 매매 실거래를 나란히 놓고, 최근 3개월 동안 어느 쪽이 더 빨리 올랐는지 확인하세요.
3. 교통·정비사업 호재의 ‘단계’
역세권, 재개발, 리모델링 같은 호재는 ‘추진 중’과 ‘착공’의 가격 반영 폭이 다릅니다. 노선은 확정·착공·개통 시점을,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조합 설립·사업시행인가 단계를 확인하세요. 중개사 설명이 아니라 지자체 고시나 공식 공고로 단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같은 단지의 최근 실거래 vs 현재 호가
키 맞추기 국면에서는 호가가 실거래보다 먼저 뜁니다. 같은 동·같은 면적의 최근 3건 실거래와 현재 호가 차이가 크다면, 그 차이가 왜 생겼는지(층, 향, 수리, 급매 여부) 설명이 돼야 합니다. 설명이 안 되는 호가는 협상 여지로 봐야 합니다.
추격매수가 되는 경우, 아닌 경우
다음 조건이 겹친다면 추격매수에 가깝습니다. 최근 3개월 상승률이 서울 평균의 두 배 이상이고, 전세가율은 떨어지는 중이며, 1~2년 내 인근 입주 물량이 많고, 호재가 아직 확정 전 단계인 경우입니다.
반대로 실거주 5년 이상 계획이 있고, 직장·학교 접근성이 실제로 좋아지며, 전세가율이 유지되거나 오르고, 총 필요자금과 금리 상승 시 월 상환액을 감당할 수 있다면 통계 헤드라인과 무관하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금 계획 부분은 서울 소형 아파트값 역대 최고, 매수 전 체크할 점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매도자라면 반대로 읽으세요
비강남권에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금은 매물 호가가 잘 받아들여지는 구간입니다. 다만 강남권처럼 세제 변수로 매수세가 급격히 식을 수 있으므로, 매도 시점과 세금 계산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매도 전 체크할 점을 함께 참고하세요. 전세를 놓을 계획이라면 전세의 월세화 시대 계약 전 계산법도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결론: 상승률 순위표로 동네를 고르지 마세요
이번 주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오른 구는 서대문구였고, 가장 많이 내린 구는 강남구였습니다. 그러나 이 순위는 다음 달이면 바뀝니다. 실수요자가 봐야 할 것은 상승률이 아니라 입주 물량, 전세가율, 호재의 단계, 실거래가와 호가의 간격입니다. 이 네 가지가 설명되는 동네라면 통계가 어떻게 나오든 후회가 적습니다.
확인한 자료
- 데일리안, 서울 아파트값 85주째 상승…강남권 약세에도 최장기록 ‘동률’ (2026.9.24.)
- 이투데이, 서울 아파트값 85주 연속 상승…文정부 최장 기록 넘어서나 (2026.9.24.)
- YTN, 서울 아파트값 ‘85주 상승’…역대 최장 기록과 동일 (2026.9.24.)
이 글은 일반적인 주택시장 정보이며 특정 지역이나 단지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세제·대출 기준은 입법 과정에서 바뀔 수 있으므로 계약 전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국세청 등 공식 자료와 금융기관 심사 결과를 확인하세요.
